그러니까... 작년부터 이런 질문을 종종 받았다.
[글 쓰는 연습을 어떻게 하세요?]
뭐 아직은 그다지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내 딴에는 글을 써서 먹고살고 싶다는 생각에 나름대로는 열심히, 또는 닥치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그런 질문을 가끔 받는 것 같은데...
나름대로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내가 쓴 글은 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글이 참 거칠다는 것이었다.
내 나름대로는 고민 많이 하고 쓰는데, 다 쓰고 나서 읽다보면 왠지 서걱거리며 모래알을 씹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가끔 남들이 정말 좋았다고 말해주는 글들은 내가 느끼기에도 매끄럽게 읽히는데,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도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래서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하면 될까?
그렇다고 작문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그러다가 생각해낸 방법이 라디오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예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치가 되었지만 07년 10월 경 부터 MBC라디오에서 새벽 두시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리스테이션]

이 그림은 그 당시에 그려서 사진 자료실에 올린 것이다.
당시 이 그림을 보고 최윤영 아나운서가 [너무 너무 마음에 쏙드는~]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의 카테고리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 그림 핑계로 [facelog]로 결정!!
작년 1월 초순,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방송이 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사연이 채택되어도 상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품을 주지 않다보니 좋은 사연일 경우에는 자주 방송을 타게 된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게시판에 짧은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게 채택되어 방송을 타게 되었다. 그런데 들어보니 내가 쓴 글을 꽤 많이 뜯어 고친 것 아닌가?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쓴 글에서 어색한 부분을 라디오 작가가 고쳐서 읽는구나.'
라디오 작가라면 나름대로 글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니 글쓰기 전문가 아닌가?
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고민해서 방송에 내보내기에 적당한 문체로 수정을 한다면, 이건 전문가가 [첨삭지도]를 해준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그 때부터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걸로 글쓰기 연습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당시, 나는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너무 멀어 출퇴근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도 있었고, 사무실이 상가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라 바닥에 보일러가 놓여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샤워도 가능했기 때문에 주말에만 집에 들어가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사무실에서 생활을 했다.
남들이 다 퇴근하고 나면, 일단 달리기를 하고 온다. (운동 삼아 매일 10Km씩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씻고, 식사를 하고 나서 그 날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나면 대략 아홉시에서 열시...
그 때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책도 읽고, 글도 쓴다.
그러다가 새벽 두시가 되면 라디오를 틀고 녹음을 한다.
라디오를 들으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뭐, 특별한 사연이 있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때도 있고, 그 날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적기도 하고...
뉴스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으면 그 뉴스에 대한 비평의 글을 써보기도 하고...
그리고 [프리스테이션]이 끝나는 새벽 세시가 되면 녹음한 내용 중에서 인상 깊은 내용이 있거나, 내가 보낸 사연이 읽혔거나 하면 그 부분을 따로 떼어내서 MP3 플레이어에 담는다.
남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프리스테이션]녹음한 걸 듣기 위해 사용했었다.
그렇게 녹음한 파일 정리까지 끝나면, 내가 쓴 글 중에서 적당한 걸 골라서 게시판에 올리고 잠을 잔다.
1월 말 경부터 시작해서 5월 말까지 그렇게 했다.
6월로 넘어가면서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바뀌었다.
오래 진행할 것 같았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 갑자기 진행자가 바뀌었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예전 같은 느낌이 나지 않았다.
결국 나의 글쓰기 연습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렇게 연습한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런 것 때문이다.
처음, 라디오에 사연을 보낼 때는 서너 편 이상을 올려도 한 편이 방송을 탈까 말까 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내 이름을 라디오에서 듣는 것이다.
더구나 내가 보낸 사연에서 내용이 빠지기도 하고, 전혀 다른 내용이 추가되기도 하고... 어쨌든 상당히 많이 수정이 되곤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보낸 글이 채택되는 양이 많아졌다. 더불어 수정되는 양이 줄고 내가 쓴 글 그대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3, 4월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일주일 중에 방송이 쉬는 일요일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 이름이 불리기도 했다.
[인천 석남동에 사시는 김정한님께서...]로 시작하는 사연을 듣는 것도 꽤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 즈음부터는 내가 쓴 글이 전혀 수정되지 않고 방송을 타기도 했다.
나름대로 글을 쓰는 방법이나 채택률을 높이는 노하우도 생겼다.
우선, 사연으로 채택하기에 적절한 주제를 선택할 것.
나는 주로 예전에 있었던 즐겁거나 슬펐던, 또는 색다른 경험을 적었다.
추억이라는 것이 새벽 시간의 감성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사랑 이야기, 짝사랑 이야기, 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모험담 등등...
그 다음으로 자주 썼던 주제는 살아가면서 겪은 에피소드.
샤워하다 넘어진 이야기, 머리가 커서 모자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는 이야기 등등...
이 주제도 역시 방송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과의 이야기도 꽤 좋은 주제가 된다.
어떤 주제를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의 성격과 잘 맞느냐의 문제이므로 주제 선정에 실패하면 제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채택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신경 썼던 것은 글의 분량이다.
너무 짧게 쓰면 그냥 간단하게 휘리릭 읽히고 말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이름도 안 불러주고 넘어가기도 한다.
반대로 너무 길게 쓰면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한다.
첫째는 아예 채택되지 않는 것. 작가가 글을 적당히 줄이거나 일정 분량을 날려야 하는데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채택할 사연이 마땅한 게 없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바로 글이 잘리는 것. 방송에 적당한 분량으로 자르거나 적절하게 편집이 될 텐데 이렇게 되면 글 쓴 입장에서는 조금 아깝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한 번 읽는 데에 적당한 분량으로 글을 쓰는 연습도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또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읽는 데에 불편하지 않은 글을 만드는 것.
발음이 어려운 단어나 잘못 발음하기 쉬운 단어는 가급적 뺀다. 그리고 같은 단어를 한 문장이나 문단 안에 여러 번 넣지 않는 것도 연습했다.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넣게 되면 왠지 어색한 느낌도 많이 들고, 무언가 불편하다. 따라서 같은 단어를 넣는 대신 비슷한 뜻을 지닌 다른 단어를 넣는 것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문장을 구성하는 데에 접두사니 접미사니 조사니 하는 것들의 역할도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걸 잘 쓰지 못하면 읽기도 어색하고, 듣는 입장에서도 손꾸락이 오그라드는 뻘쭘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특히 문장을 경어체로 쓸 경우에 [~거든요.], [~더군요.]를 많이 쓰는 편이었다.
한 번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더군요.]가 연이어 두세 번 들어가게 글을 쓰니 듣기에도 무척 거북했다.
최윤영 아나운서는 그렇게 쓰인 글을 읽으면서 심지어 말을 더듬기도 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이 방법으로 나는 문장을 다듬는 연습을 꽤 했다.
물론 지금도 글을 잘 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5개월여의 트레이닝으로 그나마 많이 좋아진 것이다.
(좋아진 게 이 꼴이냐고 한다면 '죄송합니다...ㅜㅜ' 해야겠지만...)
물론 이 방법도 문제가 있기는 하겠다.
글의 수준을 가늠하기 보다는 방송에 적합한 내용인가가 먼저 기준이 될 것이고...
또 새벽시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상 대체로 여리여리한 감성적인 글 위주로 채택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면 전문가가 첨삭지도를 해주는 [실전 글쓰기 연습]을 어디서 해본다는 말인가?
게다가 공짜로...
혹시 심야, 새벽 시간대에 단골로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런 방법으로 글쓰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 방법으로 글쓰기를 하다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일부러 엄청 긴 사연을 올렸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글을 썼고, 어느 한 부분이라도 빠지면 무언가 어색하고 연결되지 않겠다 싶은 그런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린 것이다.
내가 살면서 참 가슴 아픈 경험을 했던 걸 적었다.
힘들다고 느끼고 슬픈 상황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그런 글이었다.
과연 어떤 부분이 잘릴까? 작가는 자르고 난 다음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글은 분명 한 번에 다 읽기에는 분량이 너무 길었다. 보통 내가 사연으로 올리는 글의 세배 가까이 되는 양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글이 방송을 탔다.
숨죽여 듣기 시작했다.
‘자, 어디서 얼마만큼을 잘라낼까?’
그런데...
과거 회상하는 부분만 딱 떼어서 방송을 탔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이유와 뭐 그런 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런데 그 다음 날...
나머지 내용이 다시 방송을 타는 것이 아닌가?
결국 작가는 그 글을 이틀에 걸쳐 모두 내보내는 걸로 결정을 했다는 말이 아닌가?
물론 그렇게 잘려서 방송을 탄 때문에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느낌이 좀 약해지기는 했지만...
내가 쓴 하나가 이틀 연속해서 방송을 탈 정도가 되었으니 그 정도면 제법 아닌가?
요즘엔 글을 잘 쓰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한다.
대학 수능에도 논술이 있어서 글쓰기 능력을 요구한다고 하고, 서점에 가서 보면 다양한 계층에서 글을 써서 책을 내기도 한다.
글만 잘 써도 큰 무기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관련된 책도 나오고, 강좌도 많다.
우리나라 이공계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외국의 경우에는 글쓰기와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세이를 출판하기도 하고 그렇게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나를 감탄하게 했던 책이 있다.
스티븐 와인버그라는 물리학자가 쓴 [최종이론의 꿈]이라는 책이다.
솔직히 너무 어려운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라 책을 다 읽고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고 읽을 때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읽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문장이 매끄럽고 잘 다듬어져 있었다.
번역서이니만치 번역을 담당한 이종필이라는 번역가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도 알지만, 원작이 잘 쓰이지 않았다면 번역이라고 해도 그렇게 잘 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누구나 글을 어느 정도는 잘 써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글쓰기 연습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그 방법을 통해서 훌륭한 문장력을 가질 수도 있겠다.
또한 내가 선택한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즐겁고 재미있게 글 쓰는 연습을 하는 데에는 이런 방법도 적극 추천할만하다는 생각이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글 쓰는 연습을 어떻게 하세요?]
뭐 아직은 그다지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내 딴에는 글을 써서 먹고살고 싶다는 생각에 나름대로는 열심히, 또는 닥치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그런 질문을 가끔 받는 것 같은데...
나름대로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내가 쓴 글은 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글이 참 거칠다는 것이었다.
내 나름대로는 고민 많이 하고 쓰는데, 다 쓰고 나서 읽다보면 왠지 서걱거리며 모래알을 씹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가끔 남들이 정말 좋았다고 말해주는 글들은 내가 느끼기에도 매끄럽게 읽히는데,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도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래서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하면 될까?
그렇다고 작문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그러다가 생각해낸 방법이 라디오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예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치가 되었지만 07년 10월 경 부터 MBC라디오에서 새벽 두시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리스테이션]

이 그림은 그 당시에 그려서 사진 자료실에 올린 것이다.
당시 이 그림을 보고 최윤영 아나운서가 [너무 너무 마음에 쏙드는~]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의 카테고리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 그림 핑계로 [facelog]로 결정!!
작년 1월 초순,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방송이 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사연이 채택되어도 상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품을 주지 않다보니 좋은 사연일 경우에는 자주 방송을 타게 된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게시판에 짧은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게 채택되어 방송을 타게 되었다. 그런데 들어보니 내가 쓴 글을 꽤 많이 뜯어 고친 것 아닌가?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쓴 글에서 어색한 부분을 라디오 작가가 고쳐서 읽는구나.'
라디오 작가라면 나름대로 글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니 글쓰기 전문가 아닌가?
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고민해서 방송에 내보내기에 적당한 문체로 수정을 한다면, 이건 전문가가 [첨삭지도]를 해준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그 때부터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걸로 글쓰기 연습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당시, 나는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너무 멀어 출퇴근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도 있었고, 사무실이 상가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라 바닥에 보일러가 놓여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샤워도 가능했기 때문에 주말에만 집에 들어가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사무실에서 생활을 했다.
남들이 다 퇴근하고 나면, 일단 달리기를 하고 온다. (운동 삼아 매일 10Km씩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씻고, 식사를 하고 나서 그 날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나면 대략 아홉시에서 열시...
그 때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책도 읽고, 글도 쓴다.
그러다가 새벽 두시가 되면 라디오를 틀고 녹음을 한다.
라디오를 들으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뭐, 특별한 사연이 있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때도 있고, 그 날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적기도 하고...
뉴스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으면 그 뉴스에 대한 비평의 글을 써보기도 하고...
그리고 [프리스테이션]이 끝나는 새벽 세시가 되면 녹음한 내용 중에서 인상 깊은 내용이 있거나, 내가 보낸 사연이 읽혔거나 하면 그 부분을 따로 떼어내서 MP3 플레이어에 담는다.
남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프리스테이션]녹음한 걸 듣기 위해 사용했었다.
그렇게 녹음한 파일 정리까지 끝나면, 내가 쓴 글 중에서 적당한 걸 골라서 게시판에 올리고 잠을 잔다.
1월 말 경부터 시작해서 5월 말까지 그렇게 했다.
6월로 넘어가면서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바뀌었다.
오래 진행할 것 같았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 갑자기 진행자가 바뀌었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예전 같은 느낌이 나지 않았다.
결국 나의 글쓰기 연습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렇게 연습한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런 것 때문이다.
처음, 라디오에 사연을 보낼 때는 서너 편 이상을 올려도 한 편이 방송을 탈까 말까 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내 이름을 라디오에서 듣는 것이다.
더구나 내가 보낸 사연에서 내용이 빠지기도 하고, 전혀 다른 내용이 추가되기도 하고... 어쨌든 상당히 많이 수정이 되곤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보낸 글이 채택되는 양이 많아졌다. 더불어 수정되는 양이 줄고 내가 쓴 글 그대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3, 4월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일주일 중에 방송이 쉬는 일요일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 이름이 불리기도 했다.
[인천 석남동에 사시는 김정한님께서...]로 시작하는 사연을 듣는 것도 꽤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 즈음부터는 내가 쓴 글이 전혀 수정되지 않고 방송을 타기도 했다.
나름대로 글을 쓰는 방법이나 채택률을 높이는 노하우도 생겼다.
우선, 사연으로 채택하기에 적절한 주제를 선택할 것.
나는 주로 예전에 있었던 즐겁거나 슬펐던, 또는 색다른 경험을 적었다.
추억이라는 것이 새벽 시간의 감성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사랑 이야기, 짝사랑 이야기, 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모험담 등등...
그 다음으로 자주 썼던 주제는 살아가면서 겪은 에피소드.
샤워하다 넘어진 이야기, 머리가 커서 모자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는 이야기 등등...
이 주제도 역시 방송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과의 이야기도 꽤 좋은 주제가 된다.
어떤 주제를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의 성격과 잘 맞느냐의 문제이므로 주제 선정에 실패하면 제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채택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신경 썼던 것은 글의 분량이다.
너무 짧게 쓰면 그냥 간단하게 휘리릭 읽히고 말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이름도 안 불러주고 넘어가기도 한다.
반대로 너무 길게 쓰면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한다.
첫째는 아예 채택되지 않는 것. 작가가 글을 적당히 줄이거나 일정 분량을 날려야 하는데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채택할 사연이 마땅한 게 없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바로 글이 잘리는 것. 방송에 적당한 분량으로 자르거나 적절하게 편집이 될 텐데 이렇게 되면 글 쓴 입장에서는 조금 아깝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한 번 읽는 데에 적당한 분량으로 글을 쓰는 연습도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또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읽는 데에 불편하지 않은 글을 만드는 것.
발음이 어려운 단어나 잘못 발음하기 쉬운 단어는 가급적 뺀다. 그리고 같은 단어를 한 문장이나 문단 안에 여러 번 넣지 않는 것도 연습했다.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넣게 되면 왠지 어색한 느낌도 많이 들고, 무언가 불편하다. 따라서 같은 단어를 넣는 대신 비슷한 뜻을 지닌 다른 단어를 넣는 것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문장을 구성하는 데에 접두사니 접미사니 조사니 하는 것들의 역할도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걸 잘 쓰지 못하면 읽기도 어색하고, 듣는 입장에서도 손꾸락이 오그라드는 뻘쭘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특히 문장을 경어체로 쓸 경우에 [~거든요.], [~더군요.]를 많이 쓰는 편이었다.
한 번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더군요.]가 연이어 두세 번 들어가게 글을 쓰니 듣기에도 무척 거북했다.
최윤영 아나운서는 그렇게 쓰인 글을 읽으면서 심지어 말을 더듬기도 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이 방법으로 나는 문장을 다듬는 연습을 꽤 했다.
물론 지금도 글을 잘 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5개월여의 트레이닝으로 그나마 많이 좋아진 것이다.
(좋아진 게 이 꼴이냐고 한다면 '죄송합니다...ㅜㅜ' 해야겠지만...)
물론 이 방법도 문제가 있기는 하겠다.
글의 수준을 가늠하기 보다는 방송에 적합한 내용인가가 먼저 기준이 될 것이고...
또 새벽시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상 대체로 여리여리한 감성적인 글 위주로 채택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면 전문가가 첨삭지도를 해주는 [실전 글쓰기 연습]을 어디서 해본다는 말인가?
게다가 공짜로...
혹시 심야, 새벽 시간대에 단골로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런 방법으로 글쓰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 방법으로 글쓰기를 하다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일부러 엄청 긴 사연을 올렸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글을 썼고, 어느 한 부분이라도 빠지면 무언가 어색하고 연결되지 않겠다 싶은 그런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린 것이다.
내가 살면서 참 가슴 아픈 경험을 했던 걸 적었다.
힘들다고 느끼고 슬픈 상황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그런 글이었다.
과연 어떤 부분이 잘릴까? 작가는 자르고 난 다음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글은 분명 한 번에 다 읽기에는 분량이 너무 길었다. 보통 내가 사연으로 올리는 글의 세배 가까이 되는 양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글이 방송을 탔다.
숨죽여 듣기 시작했다.
‘자, 어디서 얼마만큼을 잘라낼까?’
그런데...
과거 회상하는 부분만 딱 떼어서 방송을 탔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이유와 뭐 그런 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런데 그 다음 날...
나머지 내용이 다시 방송을 타는 것이 아닌가?
결국 작가는 그 글을 이틀에 걸쳐 모두 내보내는 걸로 결정을 했다는 말이 아닌가?
물론 그렇게 잘려서 방송을 탄 때문에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느낌이 좀 약해지기는 했지만...
내가 쓴 하나가 이틀 연속해서 방송을 탈 정도가 되었으니 그 정도면 제법 아닌가?
요즘엔 글을 잘 쓰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한다.
대학 수능에도 논술이 있어서 글쓰기 능력을 요구한다고 하고, 서점에 가서 보면 다양한 계층에서 글을 써서 책을 내기도 한다.
글만 잘 써도 큰 무기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관련된 책도 나오고, 강좌도 많다.
우리나라 이공계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외국의 경우에는 글쓰기와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세이를 출판하기도 하고 그렇게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나를 감탄하게 했던 책이 있다.
스티븐 와인버그라는 물리학자가 쓴 [최종이론의 꿈]이라는 책이다.
솔직히 너무 어려운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라 책을 다 읽고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고 읽을 때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읽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문장이 매끄럽고 잘 다듬어져 있었다.
번역서이니만치 번역을 담당한 이종필이라는 번역가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도 알지만, 원작이 잘 쓰이지 않았다면 번역이라고 해도 그렇게 잘 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누구나 글을 어느 정도는 잘 써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글쓰기 연습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그 방법을 통해서 훌륭한 문장력을 가질 수도 있겠다.
또한 내가 선택한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즐겁고 재미있게 글 쓰는 연습을 하는 데에는 이런 방법도 적극 추천할만하다는 생각이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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