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이 책이 소개되었을 때 욕심이 났다.
3년 전 쯤, 흔히 DSLR이라고 말하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번들렌즈를 구입해서 수도 없이 셔터를 눌렀다. 수없이 렌즈를 바꾸었고, 결국 바디도 한 번 바꾸었다.
한동안 새로 나오는 그 값비싸고 온갖 성능이 탑재된 카메라를 바라보며 침만 꿀꺽꿀꺽 삼켰었다.
언젠가부터 필름카메라에도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필름카메라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왠지 필름카메라는 렌즈 교환식 보다는 흔히 똑딱이라고 말하는 자동카메라가 더 좋아 보여 두어 대의 자동카메라를 사고 팔았다.
그러는 와중에 쉽고 편하게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서너 대 사고팔았다.
우스운 건, 처음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구입해서 번들 렌즈 달랑 하나만 갖고 있을 때보다 더 셔터 누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찾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갖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척 했던 것 같다.
내 손을 거쳐 가는 카메라와 렌즈가 다양해질수록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기껏해야 2GB 용량의 메모리는 항상 여유 공간이 넉넉했다. 언제나 50%를 넘기지 못 하고 있었던 거다.
당장 손에 쥐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도 잘 다룰 줄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걸 찾아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문득,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를 모두 팔았다. 지금 쓰고 있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 한 대, 17-70 대역의 렌즈와 50mm 수동 렌즈 하나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다.
그리고 오래되어서 팔리지도 않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한 대 남겨두었다.
갖고 있던 필름 카메라도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고, 오래된 구식 카메라, 그나마 작동도 되지 않는 놈 하나가 책상 위에 장식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렇게 갖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를 정리하고 나니까 셔터 누르는 횟수가 늘었다.
언제 어딜 가든 항상 갖고 다니는 버릇이 남았다.
길거리 지나다가 눈을 끄는 풍경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제 몫을 해준다.
제법 먼 길을 나서게 되면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들게 된다.
이젠 제법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사진을 많이 찍게 되면서 항상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내가 과연 사진을 잘 찍고 있는 걸까?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쓰레기라고 부르지 않을까?
항상 내 곁을 지키는 카메라가 주인을 잘 못 만나서 쓰레기 사진만 양산하는 카메라로 전락해버린 건 아닐까?
누군가 내 곁에서 충고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이, 한 발만 더 앞으로 나가라고...”
“아니 아니... 그렇게 말고, 조금만 더 위로 올려봐!”
“빛이 너무 약하잖아. 노출 좀 확인하지?”
이런 조언을 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싶었다.
서점에 들르게 되면 사진 서적 코너를 둘러보지만 마땅한 책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죄, 값비싼 장비 이야기를 하고,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남발하고 있었다.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라는 이유때문인지 하나같이 후보정 이야기를 빼먹지 않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고!”
포토샵을 써서 후보정을 하건, 디지털 아트를 만들건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뷰 파인더를 함께 보아 줄 친구가 필요했다.
셔터를 누르기 직전에 무심한 듯, 툭! 한 마디 던져줄 그런 친구 말이다.
이 책,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를 펼쳐들었다.
내용이라야 정말 읽을 것도 없다. 게다가 사진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그 어디에도 사진은 없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삽화처럼 간결한 흑백 그림만 있을 뿐이다.
101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첫 번째를 펼쳐봤다.
“지금 내가 무엇을 찍고 있는지, 주인공이 누군지 끊임없이 생각해라.”
음...
적어도 내가 찍고 있는 사진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건지 정도는 고민해봐야겠군.
서른일곱 번째...
“많이 찍어라.”
그래? 하긴 누군가는 매일 같은 장소를 몇 년 간 찍기도 했다더라. 빛의 변화, 시간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를 모두 담았다고 하더라.
일흔여섯 번째...
“사진은 시이며, 수필이다.”
그럼 사진만 잘 찍어도 시인이 되고, 수필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제일 마지막인 백한 번째...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모두 잊어도 된다.”
이런 젠장 심각하게 꼼꼼하게 고민하며 읽었는데 모조리 잊어버려도 된다니...
이어지는 문장은 이렇다.
“단 이것만은 기억하라. 가장 좋은 사진은 재미있는 사진이다.”
마지막 충고라고 제법 고민한 것 같아 보인다.
재미있는 사진이라...
그 사진을 찍은 본인은 물론이고, 함께 둘러앉아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행복함을 줄 수 있고 그렇게 웃을 수 있는 사진을 말하는 것이겠지?
이 책은 크기도 작고, 펼치는 면도 짧은 쪽이라 색다른 맛이 있다.
게다가 딱딱한 표지는 조금은 마구 굴려도 될 법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내가 자주 들고 다니는 카메라 가방 앞의 공간에 딱 맞게 들어간다.
제법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이 책은 책꽂이가 아니라 그 가방안에 넣어둘 생각이다.
사진 찍겠다고 나갈 때 깜빡하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사진을 찍다가 담배 한 대 피울 때, 혹은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실 때...
휙휙 넘겨가며 들춰봐야겠다.
이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는 책이 아니다. 어쩌면 핵심만 깔끔하게 정리한 요점정리 노트같은 느낌이다.
이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는 말을 참 많이 아낀다. 달랑 짧은 한 문장만 툭 던져주고는 그 나머지의 여백은 나의 상상과 셔터를 누르는 손으로 직접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이 책이 소개되었을 때 욕심이 났다.
3년 전 쯤, 흔히 DSLR이라고 말하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번들렌즈를 구입해서 수도 없이 셔터를 눌렀다. 수없이 렌즈를 바꾸었고, 결국 바디도 한 번 바꾸었다.
한동안 새로 나오는 그 값비싸고 온갖 성능이 탑재된 카메라를 바라보며 침만 꿀꺽꿀꺽 삼켰었다.
언젠가부터 필름카메라에도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필름카메라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왠지 필름카메라는 렌즈 교환식 보다는 흔히 똑딱이라고 말하는 자동카메라가 더 좋아 보여 두어 대의 자동카메라를 사고 팔았다.
그러는 와중에 쉽고 편하게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서너 대 사고팔았다.
우스운 건, 처음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구입해서 번들 렌즈 달랑 하나만 갖고 있을 때보다 더 셔터 누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찾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갖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척 했던 것 같다.
내 손을 거쳐 가는 카메라와 렌즈가 다양해질수록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기껏해야 2GB 용량의 메모리는 항상 여유 공간이 넉넉했다. 언제나 50%를 넘기지 못 하고 있었던 거다.
당장 손에 쥐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도 잘 다룰 줄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걸 찾아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문득,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를 모두 팔았다. 지금 쓰고 있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 한 대, 17-70 대역의 렌즈와 50mm 수동 렌즈 하나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다.
그리고 오래되어서 팔리지도 않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한 대 남겨두었다.
갖고 있던 필름 카메라도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고, 오래된 구식 카메라, 그나마 작동도 되지 않는 놈 하나가 책상 위에 장식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렇게 갖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를 정리하고 나니까 셔터 누르는 횟수가 늘었다.
언제 어딜 가든 항상 갖고 다니는 버릇이 남았다.
길거리 지나다가 눈을 끄는 풍경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제 몫을 해준다.
제법 먼 길을 나서게 되면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들게 된다.
이젠 제법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사진을 많이 찍게 되면서 항상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내가 과연 사진을 잘 찍고 있는 걸까?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쓰레기라고 부르지 않을까?
항상 내 곁을 지키는 카메라가 주인을 잘 못 만나서 쓰레기 사진만 양산하는 카메라로 전락해버린 건 아닐까?
누군가 내 곁에서 충고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이, 한 발만 더 앞으로 나가라고...”
“아니 아니... 그렇게 말고, 조금만 더 위로 올려봐!”
“빛이 너무 약하잖아. 노출 좀 확인하지?”
이런 조언을 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싶었다.
서점에 들르게 되면 사진 서적 코너를 둘러보지만 마땅한 책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죄, 값비싼 장비 이야기를 하고,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남발하고 있었다.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라는 이유때문인지 하나같이 후보정 이야기를 빼먹지 않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고!”
포토샵을 써서 후보정을 하건, 디지털 아트를 만들건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뷰 파인더를 함께 보아 줄 친구가 필요했다.
셔터를 누르기 직전에 무심한 듯, 툭! 한 마디 던져줄 그런 친구 말이다.
이 책,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를 펼쳐들었다.
내용이라야 정말 읽을 것도 없다. 게다가 사진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그 어디에도 사진은 없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삽화처럼 간결한 흑백 그림만 있을 뿐이다.
101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첫 번째를 펼쳐봤다.
“지금 내가 무엇을 찍고 있는지, 주인공이 누군지 끊임없이 생각해라.”
음...
적어도 내가 찍고 있는 사진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건지 정도는 고민해봐야겠군.
서른일곱 번째...
“많이 찍어라.”
그래? 하긴 누군가는 매일 같은 장소를 몇 년 간 찍기도 했다더라. 빛의 변화, 시간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를 모두 담았다고 하더라.
일흔여섯 번째...
“사진은 시이며, 수필이다.”
그럼 사진만 잘 찍어도 시인이 되고, 수필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제일 마지막인 백한 번째...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모두 잊어도 된다.”
이런 젠장 심각하게 꼼꼼하게 고민하며 읽었는데 모조리 잊어버려도 된다니...
이어지는 문장은 이렇다.
“단 이것만은 기억하라. 가장 좋은 사진은 재미있는 사진이다.”
마지막 충고라고 제법 고민한 것 같아 보인다.
재미있는 사진이라...
그 사진을 찍은 본인은 물론이고, 함께 둘러앉아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행복함을 줄 수 있고 그렇게 웃을 수 있는 사진을 말하는 것이겠지?
이 책은 크기도 작고, 펼치는 면도 짧은 쪽이라 색다른 맛이 있다.
게다가 딱딱한 표지는 조금은 마구 굴려도 될 법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내가 자주 들고 다니는 카메라 가방 앞의 공간에 딱 맞게 들어간다.
제법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이 책은 책꽂이가 아니라 그 가방안에 넣어둘 생각이다.
사진 찍겠다고 나갈 때 깜빡하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사진을 찍다가 담배 한 대 피울 때, 혹은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실 때...
휙휙 넘겨가며 들춰봐야겠다.
이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는 책이 아니다. 어쩌면 핵심만 깔끔하게 정리한 요점정리 노트같은 느낌이다.
이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는 말을 참 많이 아낀다. 달랑 짧은 한 문장만 툭 던져주고는 그 나머지의 여백은 나의 상상과 셔터를 누르는 손으로 직접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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