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전(The Book of General Ignorance) 존 로이드/존 미친슨, 이한음 - 해나무
친구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이 책을 집어 들고 왔다. 산만해 보이는 표지 이미지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지식, 혹은 황당한 사실들을 그려 넣은 것이다.
지식의 반전은 모두 이백삼십가지의 잡다하거나 중요한 지식, 상식, 사실들을 나열하고 있다.
우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짤막하게 구성되어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제목으로 한 페이지, 길어도 세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들고 다니면서 부담 없이 책장을 펼칠 수 잇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제목 ‘지식의 반전’이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가 살면서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 뒤집어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만리장성이 우주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공 구조물이라고 알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 산이고,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모두가 틀렸다고 말한다. 심지어 태국의 수도는 방콕이 아니란다.
정말 그럴까?
이 책에 의하면 그렇다. 그리고 그 모든 답을 함께 실었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을 쓴 저자가 영국인이라 영국에 관한 이야기와 영국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황당한 질문 하나.
지구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건, 인간을 죽음에 몰아넣은 동물을 말하는 것이다. 과연 무엇일까?
지금까지 죽은 인간의 절반 정도가 이 동물에 희생당했다고 한다. 약 450억명을 죽인 이 동물은 바로 모기이다.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은?
아쉽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벨’은 아니다. 피렌체의 안토니오 메우치라는 사람이 발명을 하고 특허도 받았지만 특허갱신료 10달러가 없어서 놓쳤다는 것이다.
책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사람에 따라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다. 재미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업무와 관계있느냐를 기준으로 볼 수도 있겠다.
‘밥벌이에 도움이 되는 책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책’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어떤 쪽에 해당될까?
‘밥벌이와는 전혀 관계없는’ 상식과 사실로 꽉 채워진 책이 아닐까?
이런 기준은 어떨까?
‘술자리에서 흥미를 북돋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이 기준을 적용하자면 제법 그럴듯한 책일 것이다.
또는 ‘모르는,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한 책’으로도 그만이다.
술자리에서 그닥 할 말이 없을 때, 또는 소개팅으로 나가서 만난 상대와 그다지 이어나갈 이야깃거리가 없을 때 불쑥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지구상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가 어딘지 아세요?” - 리투아니아, 세계 평균의 세배가 넘는 나라이고 신경정신과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지루함 때문에 자살한다는 스웨덴은 20위에도 들지 못한다.
“바이올린의 줄을 만드는 재료가 뭔지 아세요?” - 고양이 창자는 아니고(이런 루머가 있나보다.), 실제로는 양의 창자라고 한다.
“에디슨의 발명 중에서 영어 사용자가 매일 몇 번씩 쓰는 것은 무엇일까요?” - Hello, 이 단어는 에디슨이 ‘그레이엄 벨’의 전화기를 검사하다가 이 단어가 제법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도 잘 들린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 전에는 당연히 Hello가 없었고 훌루(hullo), 할루(Halloo) 와 같은 말들이 쓰였다고 한다. 우리 식으로 번역하면 ‘어이’ 정도가 될까?
이 정도면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낚시가 되어줄 것 같다.
어려서부터 당연한 사실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명쾌하게 깨지는 충격도 꽤 즐겁다. 역시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무수히 많은 ‘모르는 것,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이백삼십가지는 해결된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얼마나 알아야만 하는 걸까?
몰라도 사는 데에 지장 없는 것들은 알 필요가 없는 걸까? 머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대해 아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아는 것이 사실인지도 궁금하지만 내가 무엇을 얼마나 알아야 할지 고민스럽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최근 덧글